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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참여가 보안을 키운다보안단상
이병관 | 승인2019.01.26 01:42

학창시절 동아리 활동을 할 때다. 운동부, 그것도 격기(格技)를 하는 동아리라 시커먼 남학생들만 동아리방을 가득 메웠다. 케케한 운동복 냄새가 진동했고 선배들은 후배들 군기잡기가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학생 두 명이 부끄러워 하며 동아리방을 방문했고 가입하고 싶다고 했다. 인상파 선배들은 후배들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고 덜컥 가입신청을 받았고 남자부원들이 못 누린 각종 특혜들이 차별적으로 제공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아리방과 늘 함께하던 땀냄새도 사라지고 여기저기 널려있던 존귀하신 선배님들의 운동복은 각자의 사물함으로 들어갔다. 평소 머리를 감지도 않던 선배들이 운동 끝나고 머리도 감고 샤워도 했다. 운동부라 정기적으로 대회도 참가했는데 대회 성적을 떠나 여성회원이 많다는 점만으로도 타 학교의 부러움을 샀다. 동아리 안에 커플들이 탄생하고 그로 인해 약간의 말썽도 있었고 몽둥이 찜질이면 해결되던 갈등들이 간간이 여성부원의 눈물 덕에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되는 기적도 일어났다. 솔직히 여성부원들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선배들은 그들의 탈퇴로 인한 삭막함보다 힘들지만 민주화의 길을 선택했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의 보안관련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행사를 끝내고 찍은 단체 사진들이 자주 눈에 띤다. 중년 남성들이 모여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파이팅’ 하며 주먹쥐고 찍은 사진을 보면 참 삭막하다.  보안관련 세미나에 참석해보면 남성들만 있는 경우보다 여성들이 참석한 경우가 훨씬 더 분위기가 활발하다.  근엄한 강연자들도 진지한 강연 속에 간간이 장기자랑 하듯이 평소 숨겨놓았던 개그본능도 발휘하곤 한다. 진지함 일색이던 보안이야기도 훨씬 맛나게 잘 풀어낸다. 토론을 하는 경우에도 같은 주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남성과 여성은 사뭇 다른 면이 있다. 그래서 토론에 생동감이 있다. 필자의 한정된 경험이지만 보안관련모임에는 여성비율이 다소 떨어지는 듯 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보안이라는 주제가 여성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보안관련단체의 활동이 여성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인지에 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들이 직장을 벗어나 보안단체활동을 비롯한 기타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까지도 남성에 비해 여성들이 직장과 육아 등 가정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남성위주의 문화가 아직 주류를 이루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참여하고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이유도 있을 게다. 또한 보안의 현업에서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는 훨씬 적은 점도 참여율이 저조한 데 한 몫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같은 사회의 구성원인 여성들이 흥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주제의 발굴에 소홀하지 않았는가 하는 반성도 해 볼 필요가 있다.  여성 참여 비율을 높이려면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보안을 조망해 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문제, 환경문제, 동물보호문제, 사회적 약자 문제 등 보안의 외연을 넓힌다면 여성들의 참여가 훨씬 많아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소위 말하는 물리적 ∙ 기술적 ∙ 관리적 보안의 영역을 다루는 일도 중차대한 일이지만 보안은 범죄예방에 다름 아니고 결국 사회안녕의 보호를 그 궁극의 목표로 한다. 그러므로 보안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게 가지는 것은 여성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계층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보안(保安)이란 어휘를 풀어보면 ‘보(保)’의 본래의 뜻은 ‘보살피다, 기르다’이다.  ‘保’자는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양은 본뜬 것이다. (중국문화와 한자, 2013. 3. 28., 도서출판 역락) “安”자의 뜻은 쉽게 알 수 있다 바로 집안에 여자가 있어야 평안하다는 것이다.

 또한 안전 안심을 뜻하는 불어 'sécurité' 도 여성명사고 그 어원인 라틴어 'Securitas' 역시 여성명사다. 이처럼  보안이란 단어 자체에 여성성이 있다.

이러한 단어를 살펴보다 보니 자고이래로 인류의 역사을 지속시키고 안전한 세상을 염원하는 노력에  여성의 역할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지 않았는가 라는 물음을 던지게 된다. 무엇을 보호하고 지킨다는 건 어쩌면 여성의 태생적인 본능일 지 모른다.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여성들이 보안의 아젠다를 주도해 나가길 진심으로 바란다. 여성들의 타고난 감수성과 보안본능으로 이 사회를 한 층 더 안전하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길 기대해본다.

이병관  bngkwn9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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