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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도 안먹는 신포도를 누가 먹었나보안단상(斷想)
이병관 | 승인2018.06.20 19:18

적당한 자리합리화는 '마음의 보양식'
잘못된 행동 합리화는 범죄로 이어지는 진짜 '신 포도'

“저 포도는 신 포도라 맛이 없을거야”

높은 가지에 매달린 먹음직스런 포도를 따 먹으려 했던 여우가 몇 번의 뛰어오르기를 하다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돌아서며 한 말이다. 이솝우화의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자기를 속이는 모습을 꼬집는 우화로 자주 소개된다.

그런데 다르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 여우가 수 차례 뛰기를 반복하며 진짜 신 포도라는 걸 알아낸 건 아닐까?  그렇지 않았더라도 여우의 생각은 현명했다고 생각된다. 먹고 싶었던 포도를 못 먹은 탓에 가슴에 품었을 자기연민의 감정을 차라리 그럴 듯한 '자기기만' 또는 '합리화'를 통해 훌훌 털어버렸지 않은가.

자기합리화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일을 하고 나서 죄책감 또는 자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럴듯한 이유를 들어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려는 심리적 방어기제를 말한다.

이런 자기합리화는 자신이 믿는 것과 실제와의 차이에서 오는 ‘인지부조화 상태’에 빠져 불편한 마음을 가지기 십상이나, 마음 먹기 따라서는 자신의 관점을 바꿈으로써 ‘건전한 자기애’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해도 성적이 안 오르는 학생이 에디슨 핑계를 대며 ‘난 달달 외우는 공부 대신에 창의성이 좋잖아’ 하며 자신감을 가지거나, 회사에서 일시적으로 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자책하지 않고 ‘스티브잡스도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해고됐었는데도 마음을 상처를 극복하고 성공했잖아. 이 정도가 뭐가 문제야’ 라고 허허로운 마음을 가져보는 자세는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오히려 자기자신에 대한 긍정적 믿음을 고양한다는 점에서 권장해야 하는 태도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물론 일반인들의 건전한 상식으로 용인되고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지 않은 '차별없는 합리화’여야 하겠지만 말이다. 적당한 자기합리화는 정서적 안정과 자존감을 유지하고 불편한 심리적 불안없이 현실에 대처하게 해주는 ‘마음의 보양식’인게 분명하다.‘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좋은 효과를 부르는 긍정적인 의미의 합리화가 아닌 자신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정당하다고 믿는 '합리화'하는 것이다. 이는 자기배반적이고 부도덕적인 의식이다. 이러한 합리화는 가정폭력으로 이어지곤 하는 알코올 중독이나 도박 그리고 많은 상거래에서 나타나는 리베이트, 비리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국민들이 법을 잘 지킬 것을 호소하면서 정작 자신은 법을 어기는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의 위법행위와 지식인들의 표절 등 ‘남들 다하니까 나쯤이야’ 하는 의식에서 비롯된 부정행위에 대표적으로 나타난다.

매년 증가일로에 있는 산업기술 해외유출사범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행위가 직장과 동료를 더 나아가 국가를 배신하는 것이 아니라고, 또 누구나 이런 상황에선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자기를 속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을 기만하고 합리화하고 있는지 자기의 생각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용기있게 유혹을 뿌리치고 '옳음'을 선택했어야 했다.

그릇된 욕망을 위해 양심을 버리기 전까지는 유능한 직업인들이었던 그들은, 스스로 저질렀던 범죄의 죄책감을 합리화하기 위해 수많은 밤을 번민으로 채웠을지 모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젠 산업기술을 빼돌린 범죄자란 이름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잘되면 일확천금의 맛있는 포도를, 못되면 형벌이라는 '신포도'를 먹어야 하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어리석게도 눈에 뻔히 보이는 '신포도'를 그들은 덥석 물어버렸다. 여우처럼 ‘저 포도는 신맛일꺼야’ 하고 돌아섰으면 적어도 가여운 사람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병관  bngkwn9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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