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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상상'을 수용하라보안단상(斷想)
이병관 | 승인2018.06.20 19:19

상상력 풍부해야 상식밖의 공격 대응 가능

영화 '터미네이터' '타이타닉' 그리고 세계적인 흥행작 '아바타'를 선보인 제임스카메론 감독. 그의 영화는 탁월한 상상력을 뛰어난 영상과 오밀조밀한 이야기로  전세계인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를 볼 때면 "어떻게 저런 상상을 할 수 있지?" 라며 놀라움을 느낀다. 만약 필자 같은 보통사람이 이런 상상을 한다면 그저 "나이 값 못하는 아저씨"라는 말을 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나이 값 못하는 아저씨' 제임스 카메론은 상상을 구체화시켜 "대박"을 쳤다. 대박을 친 사건이 꼭 영화에만 있겠는가. 하루면 다르게 변하는 기술의 발전들 그리고 세계를 바꾼 그 기술의 비약 뒤엔 누군가의 ‘상상’이 뒤받침하고 있다. 사람들은 사람들의 상상을 헛되다고도 말하지만, 상상을 구체화시켜 거대한 부를 이루고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들을 보며 상상을 칭송하기도 한다.

벌써 오랜 전 이야기지만, 세상을 놀라게 했던 9∙11테러. 테러발생 이튿 날, 당시 미국 CIA부장 테넷은 정보실패가 아니라고 변명했고 부시대통령과 라이스국무장관은 정보보고는 들었으나 조치를 취할 만한 정보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정보기관의 정보실패냐 아니면 정보를 보고받은 집행부의 정보수용성에 문제가 있는 것인가를 떠나 그 큰 비행기가 세계최강 미국의 상징적인 고층건물에 들이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것. 필자는 안보당국자들의 "상상의 수용성"에 결함이 있지 않았는지에 주목한다.

테러 양상이 변하고 있다. 장기간 전략적인 기획과정이 필요한 국가중요시설 같은 곳을 대상으로 테러행위를 하긴 어렵다. 작년에 있었던 파리의 테러 사건, 전세계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테러사건을 보면 이젠 언제 어느 곳을 공격할 지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사회혼란을 불러 일으키기엔 무장하지 않은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테러리스트의 입장에선 그리 나쁜 선택이 아니고 굳이 뚫기 어려운 곳에 비싼 무기를 가지고 오는 수고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테러리스트 입장에서 차라리 놀이시설을 공격하고 길거리 인파가 북적이는 쇼핑몰, 누구나 드나드는 대학교 등 불특정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하는 곳을 공격하는 편이 더 낫다는 생각은 누구나 한번쯤 해봤음직하다. 무기를 구매하고 휴대하고 자기 조직원의 희생이 수반되는 위험한 오프라인상의 공격보다는 시공을 초월해 국가기간산업이나 주요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사이버공간을 주요 무대로 삼는 것이 상당히 효과적이고 효율적이기 때문에 사이버공격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일 게다.

인간을 대신해 로봇들이 일을 하고, 하늘에 드론이 날아다니며 물건을 배달하며 ,사람도 태우고 다니고, 운전자는 편히 자고 있고 자동차가 스스로 자동으로 길거리를 다니는 날이 머지 않아 실현될 것이다. 그런데 하늘을 나는 드론이, 자동으로 움직이는 자동차가 그들의 주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익명의 조종자의 숙주가 돼어 주인과는 일면식없는 사람을, 시설을 공격할 수도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기술의 발전과 진보는 우리의 편익을 증대시키겠지만, 이와 더불어 범죄를 욕망하는 자들에겐 더없이 쓸만한 좋은 재료들이 넘쳐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인터넷의 비약적인 발달과 운송수단의 진보로 이제 세계는 불과 100년전 사람들에는 말도 안되는 ‘상식 밖의 시공’에 살고 있다. 100년전에 스마트폰을 상상하고 떠들고 다녔다면 테러보다 더 무서운 매를 맞았을지 모른다.

국방, 치안, 기업의 보안관련 전망들이 연초에 쏟아져 나온다. 그런 전망들을 무색하게 상상하지 못했던 사건사고는 매년 일어난다. "상상하지 못했다" 라는 말은 상상력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이다. 테러의 히트작인 911테러와 전세계인을 슬픔과 분노에 쌓이게 했던 파리사건 등을 돌아 보면서 우리의 안녕을 위협하는 세력들이 어떤 공격방식을 사용할 지 우리가 가진 "건전한 상식 밖"까지 상상해 볼 필요가 있다. 여러 자료들을 보면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이 주요시설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큰 규모의 공격보다는 분산된 작은 공격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한다.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들에겐 기술의 진보 덕분에 활용할 공격자산이 많아졌다. 반면 방어 자산도 많아졌다고 자부할 지도 모르나 ‘가장 약한 지점이 전체 쇠사슬의 강도를 결정한다’는 말처럼 그들은 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끊임없이 약한 지점을 찾고 예상하지 못하는 시공을 공격할 것이다. 얼마나 상식을 넘어서는 상상을 하고 그 상상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아니면 그 상상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지. 공격과 방어의 끝엔 상상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황당한 상상이더라도  수용하고 구체적으로 점검하는 ‘상상의 수용력’이 보안을 기획하는 우리에겐 필요하다.

이병관  bngkwn9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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